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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br><br>■20년 전 ‘산타클로스 작전’, 지금은?<br><br>벌써 12월이네요. 연말이 다가오면 아이들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어떤 선물을 받을지를 생각하며 들뜨곤 합니다. <br><br>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산타의 선물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착한 일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산타 역할을 대신해줄 부모가 곁에 없거나 부모가 있어도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br><br>‘산타클로스 작전’. 20년 전 경향신문에는 이런 이름의 작전명이 소개됐습니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br><br><span class="end_photo_org">
<em class="img_desc">1999년 12월4일자 경향신문 8면</em></span><br>산타클로스 작전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앞’으로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보내는 편지를 자원봉사자들과 연결하기 위해 미국 우정청(USPS)이 매년 연말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편지를 전달받은 자원봉사자들이 산타 대신 어린이들에게 선물이나 답장을 대신 보내는 것인데요. 99년 당시에는 미 뉴욕중앙우체국에만 이미 10만여 통의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고 합니다.<br><br>편지들 속 사연은 다양했습니다. 한 소년은 “아빠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암에 걸려서 여동생이 선물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나는 안 받아도 되지만 여동생만은 꼭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적었습니다. 온가족이 모여 앉아 작성했다는 한 소년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린 동생이 편하게 앉을 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적어보냈습니다. 부모가 선물을 사줄 돈이 없다는 어떤 소년은 “남이 쓰던 장난감이라도 받고 싶다”는 딱한 사연도 보냈다고 합니다. <br><br>100만 달러의 현금이나 다이아몬드를 달라는 허황된 소원도 있었지만, “산타클로스가 모든 어린이에게 선물을 줄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못 받아도 상관 없다”는 현실적인 내용도 있었다고 합니다.<br><br>기사는 자원봉사자들의 사연도 전했는데요. 한 자원봉사자는 “만약 뉴욕 주민 모두가 1통씩 읽고 답장을 보낸다면 모든 어린이들이 밝은 크리스마스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는군요.<br><br>20년이 지난 오늘도 산타클로스 작전은 잘 굴러가고 있을까요? <br><br><span class="end_photo_org">
<em class="img_desc">미 우정청이 새로 개설한 ‘산타 작전’ 홈페이지(https://www.uspsoperationsanta.com) 갈무리.</em></span><br>산타클로스 작전의 시작은 1912년 프랭크 히치콕 우정국장이 지역 우체국장들에 ‘직원들과 시민들이 산타 편지에 응하자’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올해로 만 107년이 된 산타클로스 작전을 위해 미 우정청은 전용 홈페이지(USPS 산타클로스 작전 홈페이지)를 열었습니다. <br><br>이 홈페이지에서는 뉴욕과 시카고, 워싱턴DC를 포함한 15개 도시에서 온 편지들을 만날 수 있고, 뉴욕과 시카고 시민들은 홈페이지에서 바로 편지를 고르는 방식으로도 대리산타가 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우체국에 직접 가서 신청하고 편지와 선물을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br><br>산타클로스 작전 홈페이지에 편지가 공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부터였는데, 그로부터 1주일여가 지난 24일에는 “벌써 편지가 동났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올해도 꽤 호응이 좋은 듯합니다. <br><br>미 우정국은 산타에게 편지를 보낼 땐 ‘Santa Claus/123 Elf Road/North Pole/88888’라고 우편번호와 주소를 제대로 적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산타클로스, 북극’ 혹은 ‘산타’라고만 쓰면 기계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따로 일일이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죠.<br><br><span class="end_photo_org">
</span><br>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사연들이 나오고 있을까요? 산타클로스 작전 홈페이지에서 직접 편지를 열어보았는데요.<br><br>글씨를 잘 읽을 수는 없지만 “나는 강아지, 태블릿, 그리고 아이폰과 폰케이스. 강아지는 형을 위해, 아이폰은 엄마, 그리고 아빠를 위해서는 자동차”라고 써있는 듯합니다. 너무 원대한 꿈이 담긴 사연이라 산타를 만나기가 쉽지는 않을 듯한데요. 다른 편지들을 열어보아도 아이폰, PS4 등 전자기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주변 아이들이 고가의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br><br>물론 모든 아이들의 소원이 이렇게 고가의 물건인 것은 아닐 겁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저는 원하는 게 없고, 엄마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게 노트북컴퓨터를 받고 싶어요” “엄마에게 카메라를 사주고 싶은데, 용돈을 175달러밖에 모으지 못했어요. 하지만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라는 사연들도 있었다네요.<br><br>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br><br><br>
▶ 장도리 
<em class="img_desc">2020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경북고 출신 김형락 군이 성적통지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2020 대입 수능 만점자</em></span><br><br>"지난 1년간 공부하며 성실함,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수시든, 정시든 목표를 향해 달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br><br>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만점을 받은 김형락 군은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성적표를 손에 든 모습에서 안도감과 약간의 여유가 느껴졌다.<br><br>김 군은 지난 2월 경북고를 졸업했다. 당시 고려대 의대에 합격해 등록까지 했지만, 서울대 의대에 진학하고자 다시 책을 잡고 이른바 '반수생'이 됐다.<br><br>그의 2019학년도 수능 성적은 국어·수학·탐구 원점수 289점(300점 만점). 그는 "생명과학Ⅱ 과목에 부족함을 느끼고 1년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이번 시험에서 수학 가형이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했다.<br><br>그는 지난달 가채점 직후 만점임을 예상했다. 하지만 답안지 표기 실수를 했을까봐 가족에게만 알렸다고 한다. 김 군은 "사실 만점을 받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다. 평소 실력대로 문제를 차근차근 풀겠다는 마음으로 시험에 응했다"며 환하게 웃었다.<br><br>김 군의 취미는 축구. 그는 "서울 재수학원에서 공부하다 지칠 때면 가끔 대구에 내려와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좋아하는 선수는 리오넬 메시"라고 했다.<br><br>김 군을 곁에서 지켜보던 정미향 경북고 교사(김 군의 고교 2학년 담임)는 "성실함은 말할 것도 없고, 운동 신경이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인데다 학교 축제에서 피아노 연주를 선보일 정도로 실력이 수준급"이라며 "교우 관계도 좋고 겸손함을 갖춰 사회를 이끌어갈 리더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전했다.<br><br>의사인 어머니와 외삼촌을 보며 의학자의 꿈을 키워온 김 군은 뇌신경 분야의 권위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서울대 의대에 진학해 뇌신경 분야 연구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했다.<br><br>지난달 말 서울대 의대 수시 면접을 치른 김 군은 "수능 공부 때문에 면접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 아무래도 정시로 가야 할 것 같다"며 "대학 입학까지 남은 기간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을 좀 정리하려고 한다"고 했다.<br><br>이연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