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LZEE - Lee Young 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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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웅  2019-07-11 01:48:07, Hit :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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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n class="end_photo_org"></span> 설탕약이 두통, 감기, 허리 디스크 통증을 완화하고 과민성대장증후군, 우울증, 파킨슨병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까.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치료제는 바로 '위약 효과'입니다. 위약 효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br><br>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면 감기 증세가 호전되는 것을 느낍니다. 변화의 큰 부분을 설명하는 이유는 '평균으로의 회귀' 현상입니다. 증상이 가장 심할 때 병원을 찾아가고 시간이 흐르면 증상이 자연스럽게 완화됩니다. 하지만 이를 진료 및 투약에 따른 효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가장 강력한 인지 편향이라 할 수 있는 '확증편향'도 한몫을 담당합니다. 병의 치료를 기대하는 이는 병의 악화를 알리는 신호를 무시하고, 병의 호전을 나타내는 신호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br><br>과거의 학습에서 비롯되는 기대감도 위약 효과를 낳습니다. 같은 진통제라 하더라도 간호사가 주사를 놓을 때와 자동으로 투약될 때,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진통제가 투여된다는 것을 아는 환자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절반 정도의 진통을 느낍니다.<br><br>위약 효과는 인간적인 교감이 있을 때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 가짜 약을 주고 의사와 잠시 대화를 나누게 하면, 위약 효과는 현저하게 상승합니다. 같은 치료를 받는 다른 이가 증상의 호전을 보이면, 치료 효과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도 달라집니다. 다른 이가 경험하는 위약 효과가 자신이 경험하는 위약 효과를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심지어 환자에게 사전에 가짜 약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어도, 여전히 위약 효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납니다.<br><br>위약 효과는 과연 가격에 따라서도 달라질까요.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똑같은 가짜 진통제를 두 그룹의 사람들에게 주며, 한 그룹에는 약의 가격을 10센트라고 말하고, 다른 그룹에는 2.5달러라고 말했습니다. 비싼 약을 먹었다고 생각한 이들이 훨씬 더 큰 위약 효과를 경험합니다.<br><br>가짜 약이 실질적인 의학적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파킨스병을 지닌 환자에게 증상 완화 약을 투여하다가, 며칠 뒤부터는 가짜 약을 투여하기 시작합니다. 가짜 약에 대한 뇌의 반응이 실제 약에 대한 반응과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리는 것처럼 인간의 뇌가 가짜 약을 먹어도 진짜 약에 대한 반응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가짜 약이 두뇌에서 엔도르핀이나 도파민을 분비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되고 있습니다.<br><br>위약 효과의 한계도 잘 이해돼야 합니다. 암 환자에게 위약을 투여한다고 합시다. 암세포가 더 커져 있다 해도, 통증에 대한 위약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병의 실질적 호전은 없지만, 심리적 통증 완화를 경험합니다. 위약 효과는 객관적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 병보다는 통증이나 우울증처럼 자가 진단과 주관적 판단 요소가 많은 병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보입니다.<br><br>과거에는 위약 효과를 진짜 약이 넘어서야 할 장벽으로 생각했습니다. 약물이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가짜 약과의 대조 실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br><br>반면 최근에는 위약 효과가 의학적 치료의 일부로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위약 효과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깊어지자, 아이러니하게도 가짜를 진짜처럼 쓰려는 노력이 펼쳐집니다.<br><br>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세상에 넘쳐나는 이유는 바로 위약 효과 때문입니다. 위약 효과의 힘은 의료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br><br>종교와 신앙, 심리 상담, 브랜드 충성도, 정치적 당파성 등에서 가짜 약은 범람합니다. 모든 위약 효과를 무의미하거나 나쁘게만 볼 수 없는 것처럼,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모호해지고 있습니다.<br><br>위약 효과가 크고, 진위성의 판단이 어려울수록, 이들 시장에서 약탈적 거래는 더 많이 나타납니다. 확신의 편익과 과신의 비용이 모두 증가하고 있습니다.<br><br>[김재수 美인디애나-퍼듀대 경제학과 교수]<br><br><!-- r_start //--><!-- r_end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br>▶뉴스레터 '매콤달콤' 구독 ▶무궁무진한 프리미엄 읽을거리<b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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