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LZEE - Lee Young Hwan

 

  <시평>기만의 脫진실 정치가 나라 망친다
계한채  2020-08-04 20:09:55, Hit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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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n class="end_photo_org"></span><br><br>김용호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특임교수<br><br>억지와 거짓말로 지지층 확보 <br><br>피해자 시늉과 “소설 쓰시네” <br><br>사실보다 감정 자극하는 정치<br><br>“미친派가 제정신派보다 우세”  <br><br>전문가 言論 국민도 책임 심각  <br><br>비판적 사고로 가짜 퇴출해야<br><br>우리 사회의 공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이나 개인적 믿음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를 ‘탈진실(post-truth)’이라고 한다. 정치인들이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사실을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런 현상이 한국 정치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전 채널A 기자 사건의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가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면서 폭력을 행사한 후 피해자 코스프레를 통한 지지자들의 동정심 유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청문회에서 드러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이면 합의’와 그의 단국대 편입을 위한 학력 위조에 대한 역공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당시 휴가 후 미복귀에 대해 “소설을 쓰시네”라는 반격, 나라를 두 동강 냈던 조국 사태, 지난 총선 직후 유튜브에 난무한 부정선거 주장 등을 보면서 탈(脫)진실의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느낌이다.<br><br>이들은 사실에 맞서 이른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을 만들어 국민을 현혹한다.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자신을 제지하는 바람에 두 사람이 같이 넘어졌다고 한다. 정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에게 덤비지 않았다면 후자가 제지할 리 있을까? 박 원장은 자신이 서명한 남북한 이면 합의를 ‘위조문서’라면서 원본을 제시하라고 큰소리친다. 상대방이 원본을 제시 못 할 거란 확신 아래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br><br>사실을 호도하는 억지나 거짓말로 지지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은, 내 편을 무조건 믿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불편한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만 믿을 뿐 아니라, 자기가 믿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적으로 내친다.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과거에도 정치에는 많은 거짓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정치인이나 국민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실과 거짓을 구별하려 하지 않고, 사실이 드러나도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해지고, 거짓이 드러나도 정치인들의 부담이 훨씬 작다는 인식이 문제다.<br><br>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인 탈진실의 정치인이다. 그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가짜 뉴스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상대 후보에게 퍼부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다. 지난 6월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짜 CNN 뉴스’를 삭제했다. 뉴욕타임스에서 미국 최고의 서평가로 평가받았던 가쿠타니 미치코(角谷美智子)는 트럼프가 거의 매일 평균 5가지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라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오늘도 트럼프는 재선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캐나다 학자 조지프 히스는 미국인들이 좌파 우파로 나뉘어 싸우는 게 아니라, “미친 파(派)와 미치지 않은 파로 나뉘어 있으며, 게다가 미친 파 쪽이 우세해 보인다”고 지적했겠는가. 그렇다고 미국 비판에 열을 올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너무 많다.<br><br>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탈진실의 정치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와 공공기관 및 미디어에 대한 불신, 정치적 양극화와 포퓰리즘의 강화,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탈진실의 정치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면서 상충하는 정보로 인해 대중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가짜 뉴스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고, 또 정파적인 해석을 하는 바람에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려 탈진실의 정치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존의 신문·방송마저 뉴 매체와 경쟁하면서 뉴스에 대한 책임성이 약해지는 바람에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 속에서 인터넷 매체를 유통시키는 플랫폼의 자정 능력 부족, 인터넷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해 자극적인 발언이나 각종 거짓 정보를 유포함으로써 탈진실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br><br>탈진실의 정치를 막을 길이 없을까? 그동안 신(新)자유주의 세계화, 급격한 기술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초(超)불확실성이 대중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켜 거짓이 횡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시민사회 주도로 일반 대중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민의 비판적 사고 능력이 향상돼야 한다. 그래야 탈진실의 정치인을 퇴출시킬 수 있다.<br><br>[ 문화닷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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